▒부산서면어린이치과▒

아이에게 용돈 교육부터 시키세요	슈퍼베이비
조회:4310


“아이에게 용돈 교육부터 시키세요” 어린이 경제교육 전문가로 전향한 문화평론가 김지룡씨 3년간 딸과 대화하며 콘텐츠 생산... "만화 교재 만들 것" ▲ 김지룡씨는 "어린이 눈 높이에 맞춘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지난 3월 15일 서울 홍대 앞에서 일본문화전문가이자 문화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김지룡(42)씨를 만났다. 김씨는 대뜸 “남들은 ‘문화평론가라서 자유롭게 산다’고 생각하는데 웬만한 직장인보다 일하는 시간이 많다”며 “한 글자 한 글자 칠 때마다 생활비가 나오니까 하루에 8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서 글을 쓴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무능한 아빠가 되기는 싫다”며 문화평론가에서 어린이 경제교육 전도사로 전향했다.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살 만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게 전향의 이유다. 김씨는 지난 3월 6일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투자교육총서 시리즈의 하나로 ‘우리 아이를 위한 용돈의 경제학’을 출간했다. 2월 초부터는 미래에셋그룹의 대(對)고객 인터넷 방송인 미래에셋미디어에서 ‘김지룡의 어린이 경제교육’ 코너를 맡고 있다. 또 연초부터 인터넷 경제 신문인 머니투데이에 ‘어린이 가슴 높이 경제교육’을 연재 중이다.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책·방송·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소위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전략이다. 김씨가 어린이 경제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딸 시아(9)가 여섯 살이던 때 나들이를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서 김씨는 우연히 “돈은 어디서 나니?”라고 물었다. 시아의 대답은 “은행에 가면 주는 거 아냐”였다. 김씨는 “아빠가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는 것만 보니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며 “딸의 미래를 생각하니 일의 소중함과 돈의 희소성을 가르치는 게 절실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마침 돈 되는 콘텐츠 중 하나로 어린이 경제교육 관련 시리즈 만화를 내는 건 어떨지 고민하던 때였다. 김씨는 그날로 바로 딸 시아를 실험대상으로 삼아 경제교육을 시켰다. 딸에게 “돈은 은행이 주는 게 아니라 사무실에 나가 일을 하는 대가를 받는 것이다”라고 납득시켰더니 되돌아오는 질문은 “그러면 사무실에 빨리 갔다 오면 되지 왜 밤늦게까지 있어”였다. 어린 아이들은 일을 한다는 게 뭔지 이해를 못하는 것이었다. “어린이 경제교육 하면 수요니 공급이니 투자니 하는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때였죠. 하지만 딸과 대화하다 보니 어른의 시각으로 보면 안 되겠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기존 콘텐츠를 대체하는 물건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3년 동안 딸과 대화하면서 경제교육 콘텐츠를 개발했다. 외고 집필이나 TV 출연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집에서 매일 2시간씩 딸과 대화를 하고 딸의 친구들도 집으로 놀러오라고 해서 ‘돈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는지’ ‘용돈은 어떻게 받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론적으로 무장하기 위해 경제교육 관련 서적 100여권도 읽었다. 김씨는 “대학 때 한 전공 분야에서 읽는 책이 많아야 100권 정도일 것”이라며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적어도 책 100권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제교육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인내심을 키우면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며 “때문에 경제 개념 교육이 아니라 집에서 주는 용돈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 부모의 가장 잘못된 용돈 주기 습관으로 두 가지 들었다. 첫째, 용돈 외에도 수시로 돈을 준다는 것이다. 김씨는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주고도 과자 살 때나 노트 살 때 돈을 주니 돈을 모아서 관리하고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사는 습관을 들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는 것과 결부시켜서 용돈을 주는 것도 잘못됐다고 했다. 김씨는 “자기 방 치우기, 공부, 게임 안 하기 등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조건으로 거는 용돈은 주지 말아야 어른이 됐을 때 보상이 없어도 자기계발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 김지룡씨의 동영상 강연 김씨는 딸에게 매주 2000원의 용돈을 줘 그 범위 내에서 저축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도록 하고 있다. 그 중 매주 200원은 따로 모아 투자를 위해 펀드에 넣도록 한다. 자전거 등 딸이 혼자 부담하기에 비싼 물건을 사줄 때는 반드시 일부를 부담하게 한다. “예전에 일주일치 용돈으로 1000원을 주던 때였는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아이가 잃어버려 1만원의 벌금을 내야 했어요. ‘아빠가 7000원을 부담할 테니 나머지는 네가 책임져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3주일치 용돈을 아끼려는지 3시간을 뒤져 책을 찾아 내더라고요. 물건을 잘 챙기는 습관까지 생겼으니 일석이조의 효과지요.” 김씨의 구두쇠 같은 습관은 어릴 적부터 형성됐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계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우유배달, 삼겹살집 종업원 등을 했다. 김씨는 서울대 경영학과 83학번. 그는 “대학생활은 아르바이트한 기억밖에 없다”고 했다. 대학 1학년 때는 은행 숙직원, 책 외판원, 건강식품 판매원 등으로 집을 도왔다. 2학년 때부터는 ‘몰래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어 일주일 내내 하루에 1~2건씩의 과외지도를 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개발리스에 들어가면서 형편이 폈다. 우리 사주로 받았던 주식을 팔아 어머니의 빚을 갚고 연립주택을 마련하고 나니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신문 배달만 해도 일본에선 유학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본어 학원에 등록해 1년을 공부하고 게이오대학 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1년 배운 일본어 실력으로 석사과정에서 요구하는 일본어 실력을 갖추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꾀를 냈다. 면접시간이 15분이었는데 일본어 강사에게 15분 동안 얘기할 자기 소개 내용을 일본어로 써달라고 해서 달달 외웠다. 교수가 질문할 시간도 주지 않고 유창하게 외운 내용을 말했더니 합격했다. 1994년 수업 첫 시간에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김씨에게 일본인 교수는 “일본어 배운 다음에 수업에 들어오라”고 했다. 일본 문화 전문가가 된 계기였다. 1년간 집에서 하루 6시간씩 일본 TV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만화를 보면서 일본어 공부를 하다 보니 일본어와 일본 문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김씨는 “박사과정 다닐 때는 아르바이트로 했던 관광 가이드 수입이 짭짤했고, 일본에서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일본에 눌러 살 생각도 했었다”며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관광객이 끊기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 때 쓴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1998년 귀국했고 글을 쓰면서 먹고살게 됐다. 김씨는 “한 달에 외고 15건, 라디오방송 4건, 연간 책 1권을 내면서 한국에서 먹고살 수 있었다”며 “그렇게 4~5년을 문화평론가로 걱정 없이 살았다”고 했다. 2월 초에 나온 ‘이런 남자 제발 만나지 마라’ 등 에세이집만 6권을 냈다. 그는 아들 동현(4)이가 태어나면서 아이가 둘이 되자 “불안정한 수입을 가지고 살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 김씨는 월급쟁이 사장도 해보고 ‘놀다’라는 콘텐츠 프로덕션을 차리기도 했다. 결국 3년간 준비 끝에 내놓은 콘텐츠가 어린이 경제교육이다. 김씨는 “지금은 어린이 경제교육을 위한 만화의 스토리를 짜고 있다”며 “인기만화 스머프와 같이 교훈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재미있는 만화를 만들 계획”이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되면 용돈 교육으론 한계가 있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고 실천하도록 하기 위해선 만화가 가장 좋은 콘텐츠인 것 같다”고 말했다.